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많은 분의 인생 책으로 꼽히는 손원평 작가님의 소설 『아몬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추운 겨울이 오고 계절 탓인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감정'과 '공감'에 대해 따뜻하게 풀어낸 이 책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여러분에게도 인생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우리에게 건네는 첫인상
여러분, 혹시 '아몬드'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보통 고소한 견과류 간식을 떠올리는 게 당연한데요,
손원평 작가님의 소설 『아몬드』를 읽고 나면 아마 우리 뇌 속의 '편도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거예요.
이 소설의 주인공 윤재는 바로 이 편도체가 남들보다 작아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거든요.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저는 윤재의 무덤덤한 말투가 참 낯설게 느껴졌어요.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소년이라니, 감정이 없는 '괴물'이나 '유령' 같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잖아요.
하지만 글을 읽어 내려갈수록 윤재에 대한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지더라고요.
윤재의 엄마와 할머니는 윤재가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아남을 수 있도록 '공감 교육'을 시켜요.
상대방이 슬픈 이야기를 하면 표정을 어둡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라는 식이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정말 진심으로 공감해서 반응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그래야 하니까 연기를 하는 걸까?" 하고요.
사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감정을 느낄 줄 알면서도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경우가 참 많잖아요.
뉴스에 나오는 비극을 보며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감정을 못 느끼는 윤재보다 더 차가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가는 윤재라는 캐릭터를 통해 우리에게 진짜 공감은 무엇인지, 하고 있는지 묻고있는 것 같습니다.
글 초반에서 제가 느꼈던 것 처럼 여러분도 내 마음속의 아몬드는 어떤 상태인지 한번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떨까요?
이상하고 무섭게도 느껴졌던 윤재의 무표정이 어느덧 우리의 무감각함을 말하는 것만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답니다.
2. 뾰족한 소년 곤이와의 만남, 그 아프고도 예쁜 우정 이야기
자, 이제 윤재의 평온한(?) 일상에 돌을 던지는 인물, '곤이' 이야기를 해볼까요?
곤이는 윤재랑은 완전히 딴판인 친구예요.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분노와 슬픔이 꽉 차 있어서, 그걸 거친 행동으로 뿜어내죠.
처음 곤이가 윤재를 괴롭힐 때는 "저 아이 왜 저럴까? 정말 너무하다" 싶었는데,
가만히 보니 곤이는 그저 누군가 자기를 봐주길, 자기 아픔을 알아주길 바라는 여린 아이였어요.
재미있는 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무서워하는 곤이의 독설과 폭력이 윤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는 거예요.
윤재는 감정을 못 느끼니까 곤이를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거든요. 곤
이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를 '문제아'가 아닌 그냥 '사람'으로 봐주는 상대를 만난 셈이죠.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소년이 서로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과정은 눈물겹기도 감동적이기도 한 성장통 같아요.
공감이란 건 단순히 "나도 네 기분 알아"라고 말해주는 게 아니더라고요.
윤재처럼 상대방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공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두 친구를 통해 배웠어요.
곤이는 윤재에게 감정이라는 불씨를 지펴주고, 윤재는 곤이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이 과정을 보면서
제 마음도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답니다.
혹시 지금 주변에 이해하기 힘든 누군가가 있다면, 윤재처럼 편견의 안경을 벗고 그 사람의 '아몬드'를 한번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서로 다른 두 아몬드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소리가 생각보다 참 아름답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3. 우리 모두의 아몬드를 깨우는 따뜻한 기적
마지막으로 소설의 결말을 향해가면서 느낀 점을 나누고 싶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은 결국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감정을 못 느끼는 아이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윤재를 진심으로 아끼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기적이 일어나거든요.
무뚝뚝해 보여도 손자를 끔찍이 사랑했던 할머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 그리고 윤재의 성장을 지켜봐 준 심 박사님까지.
이들의 사랑이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윤재의 딱딱한 아몬드를 깨뜨리게 된 거죠.
특히 마지막에 곤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윤재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예전에는 무서움을 몰라서 용감했다면, 이제는 아플 걸 알면서도, 무서우면서도 친구를 위해 나아가는 '진짜 용기'를 보여주거든요. 감정을 몰랐던 윤재에게는 엄청나게 큰 성장과 변화이지 않았을까요?
작가님은 후기에서 "아이에게 사랑을 준다는 건, 그 아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가슴에 콕 박혔어요.
저도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걸 또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세상을 살다 보면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의 문을 닫고 '감정 없는 로봇'처럼 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사실 그게 편할 때도 있구요. 하지만 윤재가 고통을 느끼면서도 비로소 진짜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된 것처럼, 우리도 기꺼이 아프고 기꺼이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로봇과 사람과의 가장 큰 차이는 감정일테니까요.
이 책을 읽고 나서 평소 제가 감사하게 생각했지만 직접 전하지는 못했던 분들에게 안부와 감사인사를 전해 보았습니다.
전에는 새해나 명절같이 의무적으로 감정없이 보내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음과 감정을 한 가득 담아 보냈더니 그 분들도 진심어린 안부를 물으시더라구요.
진짜 안부와 인사는 이런거구나 하고 느끼는 시간이었답니다.
책이 한 사람의 일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여러분에게도 이 책이 여러분의 아몬드를 찾아 느끼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