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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의 마흔의 기술 리뷰 : 불혹(不惑) 앞에서 흔들릴 때, 꼭 알아야 할 생존의 기술 스물이 되었을 때는 설이 가득했다. 서른의 문턱을 넘었을 때는 안정감과 불안감이 같이 오던 시기였고, 어느덧 마흔이라는 숫자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30대 중반이 되었다. 흔히 '불혹(不惑)'이라 불리는 마흔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나이라 배웠지만, 현실의 우리는 여전히 직장 내에서의 위치, 노후 준비, 그리고 부모님의 노화라는 현실적인 고민 앞에 서 있다. 나 역시 30대 중반을 지나며 "과연 지금처럼 사는 것이 맞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자주 부딪히곤 한다. 육아와 집안일에 지쳐 아이가 잠들고 난 후 거울에 비친 피곤한 내 얼굴을 보며, 이대로 마흔이 되었을 때 내 곁에 무엇이 남을지 막연한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만난 이호선 작가의 《마흔의 기술》은 마흔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2026. 2. 13.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리뷰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곧 죽는다면? 소유보다 깊은 존중에 대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묻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 우리의 삶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흔하면서도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 대개 영화나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사랑은 역경을 극복하고 영원히 함께하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곤 한다. 하지만 여기, 독자에게 아름다운 로맨스를 선사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죽음'과 '자기 결정권'이라는 무겁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 있다. 바로 조조 모예스의 베스트셀러, 다. 이 책은 단순히 신데렐라 스토리를 빗댄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에서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윌 트레이너'와, 생계를 위해 그의 간병인이 된 순수한 여인 '루이자 클라크'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삶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게 몰입하게.. 2026. 2. 12.
다크 사이드 <다크 심리학> 리뷰: 나를 조종하려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심리 전술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시대, 심리의 이면을 알아야 하는 이유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인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 사회에서는 이러한 선의를 역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직장 내에서의 은밀한 가스라이팅, 관계에서의 정서적 착취, 그리고 교묘한 설득을 통해 나를 조종하려는 이들 사이에서 '착한 사람'은 종종 심리적 고립에 빠지곤 한다. 상대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느끼는 요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책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다크 사이드 작가의 저서 『다크 심리학』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단순히 타인을 조종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 본성에 숨겨진 어두운 동기와 심리적 기제를 적나라하게 .. 2026. 2. 11.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리뷰: 목표보다 중요한 정체성 시스템의 힘 새해라는 기점에 서면 누구나 새로운 삶을 꿈꾸며 자기계발서를 찾게 된다. 그중에서도 제임스 클리어의 저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은 매년 반복되는 결심과 실패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대개 우리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자신의 의지력을 탓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변화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시스템'에 있음을 강조한다. 나 또한 매번 원대한 계획을 세웠으나 작심삼일에 그쳤던 경험이 많았다. 이 책은 습관이라는 아주 작은 단위가 어떻게 인생 전체를 바꾸는 복리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책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 그리.. 2026. 2. 10.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 리뷰』 : 죽음을 준비하는 엔딩노트 작성법 웰다잉의 서막,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읽고요즘은 잘 사는 것만큼이나 나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이른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실 죽음이란 대단히 막연하게 느껴지며, 당장은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생각하기 쉽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을 금기시하거나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기며 깊이 생각하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조현선 작가의 은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신선하게 뒤흔든다. 작가는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기획하며, 죽음이 단순히 끝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나의 마지막인 '죽음'에 대해 단순히 두려워하기보다, 한층 더 심도 깊고 입체적인 생각을 해보는.. 2026. 2. 9.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 리뷰: 쌉싸름한 현실 속에서 '살구' 싶은 청춘들 누군가에게 청춘의 색깔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개 화사한 오렌지빛이나 싱그러운 초록빛을 떠올린다. 하지만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첫 단편소설집 『자몽살구클럽』은 이러한 보편적인 환상을 서늘하고도 다정하게 깨뜨린다. 음악을 통해 불안한 청춘을 위로한 그녀는, 이제 3분의 멜로디 대신 정교한 문장을 선택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장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앨범 제목같아 신기했고, 앨범 속 노래 제목 하나하나가 꼭 소설의 챕터 제목처럼 느껴졌던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은 이 책을 즐기는 또 다른 이유였다.이 책은 단순히 유명 뮤지션의 화제성에 기댄 작품이 아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작가 특유의 필체로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했던 어두운 구석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앨범 속 노래 제목들이 소설의 각.. 2026.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