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혹시 싱어롱라이터 한로로를 알고 계시나요?
몇몇 분들은 작가로 아시는 분들도 계실건데요,
저에게 작가님의 특유의 감성이 담긴 노래와 목소리는 위로와 따뜻함을 주는 것 같아 평소에도 좋아하는 가수였답니다.
그런데 최근 한로로의 앨범과 동명의 책이 서점에 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랐어요. 바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자몽살구클럽』이라는 책입니다. 저는 이 이름을 앨범으로 먼저 접했었는데,
앨범 속 노래 제목 하나하나가 꼭 책 챕터 제목 같아서 더 와닿았었던 거 같아요.
이 책은 단순히 '연예인이 쓴 책'이라서 유명한 게 아니에요.
우리 사회가 애써 못 본 척했던 어두운 구석들을 정말 아프도록 생생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끝에는 눈물 날 만큼 따뜻한 위로를 건네거든요.
오늘은 이 책 속에 담긴 사회의 이면과 우리가 왜 서로에게 '다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분과 수다를 떨어보고 싶어요.
1. 쌉싸름한 자몽의 맛: 우리가 외면했던 청춘의 진짜 얼굴
먼저 이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자몽'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자몽은 색깔만 보면 참 예쁘고 상큼할 것 같지만, 실제로 한 입 베어 물면 혀끝에 감도는 쌉싸름한 맛이 강렬하잖아요?
한로로 작가는 이 자몽의 맛을 빌려와서,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겪는 '쓰디쓴 현실'을 보여줘요.
책 속에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은 각자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안고 있어요.
가정 내에서의 폭력, 숨 막히는 성적 지상주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외,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조차 헷갈리는 정체성의 혼란까지... 작가는 이 아이들의 고통을 단순히 '철없는 시절의 방황'으로 치부하지 않아요.
아주 섬세하고 날카로운 문장으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이 견고한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답니다.
알고보니 한로로 작가님은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필력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늘 "너희는 꽃이다, 빛나는 청춘이다"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그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밤마다 삼켜야 했던 비릿한 눈물들이 숨겨져 있어요.
작가는 이 부분을 정말 집요할 정도로 깊게 파고듭니다. "과연 우리가 이 아이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나?"
하고 질문을 던지는 기분이었어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자몽의 붉은 색감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는데, 읽다 보면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외면해왔던 그 쌉싸름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이 우리에게 건네는 첫 번째 메시지가 아닐까 싶어요.
2. '살구' 싶은 간절함: 절망의 끝에서 서로의 손을 잡는다는 것
소설 중반부를 넘어가면 아이들이 만든 비밀 모임인 '자몽살구클럽'의 진짜 의미가 드러나요.
여기서 '살구'는 단순히 과일 이름이 아니에요. 중의적인 표현으로 "나 정말 살구(살고) 싶어"라는 아이들의 절규와도 같은 소망을 담고 있죠. 죽으려고 모인 아이들이 역설적으로 서로를 통해 '살고 싶다'는 의지를 발견하는 과정은 감동을 넘어선 감정을 느끼게 해준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사회적 위로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사회나 학교, 심지어 가족조차도 이 아이들에게 '해결책'을 주려고만 하잖아요.
"이렇게 하면 나아질 거야", "열심히 해" 같은 조언들 말이에요. 하지만 자몽살구클럽 멤버들이 서로에게 주는 위로는 전혀 달라요. 그들은 서로의 불행에 점수를 매기지 않고, 그저 옆에 앉아 침묵을 공유하거나 "나도 그랬어"라는 공감을 건넬 뿐이죠.
이게 바로 진정한 연대의 힘이 아닐까요? 나만 이상한 게 아니고,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차갑던 세상에 아주 작은 살구빛 온기가 돌기 시작하거든요.
작가는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공감의 기술'을 이 아이들을 통해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타인의 상처를 섣불리 고치려 들지 않고,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다정함 말이죠. "오늘 하루만 더 같이 있어 보자"는 이 소박한 약속이 거창한 사회적 안전망보다 훨씬 더 강력한 생명의 끈이 된다는 사실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어두운 사회 시스템 속에서도 개인이 개인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결국 서로를 향한 조건 없는 연대뿐이라는 걸,
이 살구빛 서사를 통해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무채색 세상을 바꾸는 작은 다정함: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
마지막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자몽살구클럽』의 끝이 완전한 해피엔딩이냐고 묻는다면, 사실 선뜻 "네"라고 답하기는 어려울지도 몰라요.
소설 밖 현실은 여전히 차갑고, 아이들이 돌아가야 할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클럽을 거쳐 간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색깔'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무채색으로 죽어있던 세상이 누군가와 함께 칠한 자몽색과 살구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거죠.
한로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숙제를 던져줘요.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홀로 자몽의 쓴맛을 삼키고 있을 또 다른 '소하'와 '태수'에게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줄 것인가 하는 질문이죠.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청춘들의 아픔을 단순히 뉴스 속의 한 장면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정면으로 응시할 용기가 우리에게 있는지 묻고 있어요.
거창한 사회 개혁도 중요하지만,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시선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살구 싶은'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증명해 보입니다.
한로로의 노래 〈비틀거릴지언정〉의 가사처럼, 우리 모두는 조금씩 비틀거리며 살아가고 있잖아요.
이 소설은 그 비틀거림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오히려 그 걸음걸이가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토닥여줘요.
삶이 너무 무겁고 어둡게만 느껴지는 날, 혹은 내가 세상에서 혼자 떨어진 섬처럼 느껴지는 날에 꼭 이 책을 펼쳐보셨으면 좋겠어요. "너의 슬픔은 틀리지 않았어"라고 말해주는 자몽살구클럽 멤버들의 목소리가 여러분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