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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 리뷰]정답은 있다(이정효) : 삶의 정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정답을 만들어 가는 것.

by toxictfrog 2026. 3. 9.

이정효의 저서 정답은 있다 리부ㅠ

본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전망이 어둡게 느껴질 때, 우리는 대개 퇴사나 전직이라는 해결책을 먼저 떠올린다. 나 역시 막막한 현실 앞에서 지금의 자리를 떠나 다른 직종을 알아보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정답은 있다』의 저자 이정효 감독은 조금 다른 길을 보여준다. 그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끝내 축구라는 세계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선수 시절의 그는 국가대표 물망에 오른 적도, 특별히 주목받은 적도 없는 무명에 가까웠다.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기에 그 흔한 인터뷰 한 번 해보지 못했다고 회상한다. 그런 그가 지금은 광주 FC를 거쳐 삼성 블루윙즈의 감독이 되었다. 마흔 명에 가까운 취재진 앞에서 공영방송과 유튜브로 생중계된 그의 취임식은 무명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상징한다.

 

축구에 깊은 조예가 없는 이들에게는 그의 위상이 피부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열악한 환경의 시민구단인 광주 FC를 이끌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코리아컵 준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그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이 책을 통해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처절한 선수 시절과 일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지금 현재 나의 삶이 온통 물음표로 가득할 때, 이 책은 정답에 대한 전혀 새로운 정의를 내려줄 것이다.


무명 축구선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감독이 된 현 삼성 블루윙즈 이정효 감독

1. 성과 없는 10년, 버티는 힘이 아닌 '축적의 시간'

이정효 감독의 선수 시절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 그는 인터뷰 한 번 못 해본 무명 선수의 삶을 10년 넘게 지속했다. 대중의 기억 속에 남지 않는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느꼈을 고립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는 축구라는 세계에서 도망치는 대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데이터’를 묵묵히 쌓아 올렸다. 단순히 시간을 견뎌낸 것이 아니라, 언젠가 올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현장을 분석하고 몸소 부딪히며 내공을 응축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환경을 탓하며 이직이나 전업을 고민한다. 나 또한 과거를 돌아보면 힘든 순간들을 더 부딪혀 보거나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포기하고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보니 발전하지는 못하고 항상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 시간만 늘어났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발을 딛고 있는 그곳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집요하게 묻는다. 이정효 감독이 광주 FC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성과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행운이 아니었다. 주목받지 못했던 10년 동안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축구의 본질을 파고들었던 집요함이 감독이라는 자리에서 폭발한 결과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체기는 사실 실패가 아니라, 나만의 정답을 써 내려가기 위한 필수적인 축적의 시간임을 이 장을 통해 뼈아프게 깨닫게 된다. 성과가 보이지 않는 시기에도 나를 갈고닦는 행위 자체가 이미 정답을 향한 여정임을 그는 몸소 증명해 보인다.


2. 열악함을 이겨내는 전략, 시스템으로 증명하는 '나만의 정답'

축구 팬들이 이정효라는 인물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승수 때문이 아니다. 자본과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시민구단을 이끌면서도 대형 클럽들을 압도하는 전술적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환경이 나쁘다고 해서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열악함을 돌파하기 위해 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신의 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조건이 갖춰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부순 셈이다.

 

책 『정답은 있다』에서 저자는 운 좋게 이기는 요행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대목이 나에게는 가장 와닿았는데, 이기기 위한 시스템은 비단 축구장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적용된다. 전망이 어두운 직종에 있거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들과 똑같은 방식이 아닌 나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다면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 그가 보여준 확신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처절할 정도로 완벽을 기했던 준비 과정에서 나온 실체 있는 믿음이었다. 결국 환경은 핑계에 불과하며,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프로의 자세라는 사실을 이 대목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3.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태도: 정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우리는 흔히 인생의 정답이 어딘가에 미리 정해져 있고,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정답지를 찾지 못해 길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깊은 불안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삶의 물음표 앞에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그는 국가대표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무명 선수의 과거를 지우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절의 결핍을 동력 삼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로 거듭났다. 과거의 초라함조차 현재의 찬란함을 위한 소중한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그에게 정답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붙여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지금 나의 커리어가 불투명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 책은 우리에게 당장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신 내가 내린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마흔 명의 기자 앞에 당당히 서서 자신의 철학을 피력하던 그의 모습은, 결국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치열하게 고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훈장과 같다. 이 책을 덮을 때쯤 독자는 자신의 삶에 찍힌 수많은 물음표가 사실은 정답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그 자리를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흔들리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확신의 이정표

결국 이정효 감독의 이야기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넘어, 자신의 업(≤業)을 대하는 우리 모두의 자세를 깊이 돌아보게 만든다.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다른 길을 기웃거리며 정답을 외부에서만 찾으려 했던 나에게도 그가 보여준 삶의 태도는 지난날을 뼈아프게 반성하게 해주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회피하고 환경을 바꾸는 것이 일시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나만의 '정답'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게 된다.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만 소중한 에너지를 쓰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도구들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한 집요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하는 일에서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앞길이 막막해질 때, 쉽게 포기하거나 무작정 다른 길로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대신 그 분야에서 한 번쯤은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거나,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몰입해 보는 끈기를 가져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정답이 없다고 한탄하기 전에 그 정답을 내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갈 기회를 스스로에게 한 번 더 주기로 한 것이다.

 

인생에 정답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것은 누군가 미리 작성해둔 모범 답안이 아니라, 내가 흘린 땀과 고민으로 직접 채워 넣은 빈칸의 결과물이다. 지금 삶이 막막한 물음표로 가득 차 있다면, 이정효 감독의 뜨거운 여정을 통해 나만의 정답을 써 내려갈 용기를 얻어보길 권한다. 삶이란,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치열하게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랬듯,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삶의 흔들림이나 좌절감 앞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