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라는 단어는 참 어렵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고, 어느 정도 안다 싶을 때면 다시 벽에 부딪히는 기분이 든다. 최근 사과가 먹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마트를 찾았다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과일이며 채소며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외식은 꿈도 못 꾸는 처지에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해 먹는 것조차 이제는 알뜰한 소비라고 부르기 민망해졌다.
금리는 또 어떤가. 유튜브를 보고 책도 읽어보았지만 알면 알수록 복잡하기만 했다. 결국 "다 포기하고 절약과 저축이 최고다"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최소한의 경제공부>라는 제목은 마지막 희망처럼 다가왔다. 이것마저 이해가 안 간다면 이제 경제 공부는 정말 포기하겠다는 심정으로 집어 든, 나에게는 경제서의 마지막 보루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 백억남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경제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공허한 외침에서 벗어나, 본인이 직접 겪은 지독한 가난을 바탕으로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왜 늘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는지 뼈아프게 짚어준다.
그가 말하는 경제적 자유는 단순히 통장에 찍힌 화려한 숫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자, 마트에서 사과 가격을 보며 아들의 얼굴과 가격표를 번갈아 보지 않아도 되는 '선택의 자유'를 되찾는 과정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마주한 자본주의의 민낯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식들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자본주의의 속성: 왜 내 돈의 가치는 자꾸 녹아내리는가?
책의 전반부에서 가장 먼저 던지는 화두는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마트에서 사과 가격을 보며 내가 느꼈던 당혹감은 단순히 계절적 요인이나 유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통화량이 팽창함에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인 결과, 즉 인플레이션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이 은행 안에서 가만히 잠자고 있는 동안에도 그 가치가 어떻게 녹아내리는지 냉정하게 설명한다.
과거 부모님 세대에는 저축과 절약이 최고의 투자였고, 그것만으로도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고금리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물가가 오르는 속도가 내 예금 이자보다 빠르다면, 역설적으로 나는 가만히 앉아서 가난해지고 있는 셈이다. 백억남 작가는 이를 '구멍 난 항아리에 물 붓기'에 비유한다. 자본주의라는 게임의 룰을 모른 채 노동 수익에만 의존하는 것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려는 시도와 같다는 뜻이다.
이 책은 나에게 '돈은 종이가 아니라 구매력'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가르쳐주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만 원으로 사과를 한 봉지 가득 샀는데, 지금은 한 알에 5,000원짜리 사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폐로 살 수 있는 사과의 개수가 줄어든다면 그것은 명백한 자산의 하락이다. 결국 경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내 소중한 노동의 대가를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임을 깨닫게 되었다.
2. 경제의 나침반, 금리: 세상의 모든 돈은 어디로 흐르는가?
유튜브나 뉴스에서 매일같이 떠드는 '금리'라는 단어는 내게 늘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금리가 내 삶의 모든 영역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실제로 아파트 대출을 받은 나는 변동금리로 인해 금리가 높아졌을 때 대출 이자가 급등하여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저자는 금리를 단순히 '은행 이자'로 보지 않고 '돈의 가격'으로 정의한다. 돈이 귀해지면 금리가 오르고, 돈이 흔해지면 금리가 내려간다는 이 단순한 원리가 전 세계 주식, 부동산, 그리고 내 대출 금리까지 결정짓는 거대한 나침반이 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금리의 변화에 따라 자산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동안 나는 왜 주가가 떨어지는지, 왜 내 대출 이자는 자꾸만 오르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운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거시 경제의 흐름을 읽는 법을 배우며, 그 모든 현상 뒤에는 '금리'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복잡한 지표들도 결국 금리라는 핵심 줄기 하나만 제대로 이해하면 줄줄이 엮여 풀린다는 저자의 조언은 큰 위로가 되었다. 이제는 경제 뉴스를 볼 때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내 자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스스로 그려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3. 실천하는 투자 마인드: 공부를 넘어 '행동'으로 나아가는 법
지식을 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인드셋'이다. 백억남 작가는 책의 후반부에서 아무리 많은 경제 지식을 알고 있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 행동이 무모한 투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저자가 권하는 방식은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주위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지인들의 소리에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에 잠 못 이룬 적이 있었다. 그러곤 다음 날 아무런 정보 없이 남이 사는 종목을 따라 샀다가 손해를 보고 판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남의 말보다는 내가 공부한 내용으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해 보려 한다. 손해를 보더라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 공부해서 절대 경제에서 멀어지지 않게 단단히 마음먹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새로운 다짐이다.
마치며: 경제 문맹 탈출을 위한 첫걸음
지금까지 <최소한의 경제공부>를 통해 자본주의의 원리와 금리의 흐름, 그리고 투자자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처음 마트에서 사과 가격을 보고 막막함을 느꼈던 그때의 나는 경제를 그저 '운'이나 '상황' 탓으로만 돌리곤 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지금, 나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법이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당장 모든 경제 지표를 완벽히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경제 뉴스는 낯설고, 금리 변동 소식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는 명확히 알고 있다.
백억남 작가의 말처럼 경제 공부는 단순히 돈을 좇는 행위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나의 소중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생존 전략'이다. 만약 나처럼 경제라는 벽 앞에서 망설이고 있거나, 마트 영수증을 보며 한숨짓는 분들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펼쳐보시길 권한다.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했던 이 책이, 당신에게는 경제적 자유를 향한 든든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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